올림픽 시상대에 오르고도 고개 숙인 두 선수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올림픽 꽃인 마라톤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손에 쥐었습니다. 이들의 비장한 인상을 관중은 의아해 하였습니다. 시상대에서 이들은 결코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메인스타디움에는 자신들의 조국을 식민지로 만든 일본의 국가가 우승자를 위해 연주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고개를 숙여 게양대에 솟아오르는 일본 국기를 외면하였습니다.
훗날 동메달리스트는 금메달리스트였던 동료가 부러웠다고 말하였습니다. 우승자는 기념품인 참나무 묘목을 들고 있어 가슴팍에 붙인 일본 국기마저 가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은메달리스트는 영국의 어네스트 '어니' 하퍼(Ernest 'Ernie' Harper, 1902~1979)이다.
대한제국이 일본제국주의에 침탈당한 이후인 1912년 8월 29일(음력)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남
가난하여 어렵게 초등교육과정을 마치고, 달리기에 대한 열정만으로 훈련지역대표로 참가한 조선 신궁대회 5,000m에서 2위
동아일보 주최, 경영 마라톤 대회 2위; 마라톤 데뷔전 20세 나이로 뒤늦게 중등교육과정이자 육상명문인 양정고보에 입학하고, 이후 식민지 조선과 일본의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냄
3월 21일 일본 도쿄 순회마라톤코스 개설기념대회 우승 (2시간 26분 14초:비공인 세계기록) 4월 27일 조선 마라톤대회 우승(2시간 25분 14초:비공인 세계기록) 11월 3일 일본 선수권대회 및 베를린올림픽대회 최종예선 마라톤 우승 (2시간 26분 42초)
제11회 베를린올림픽대회 마라톤 금메달(2시간 29분 19초:공식 세계기록)
1947년과 1950년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 한국대표팀 감독
4월~1950년 8월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취임(KOC위원 겸임)
제5회 아시아경기대회 단장
KOC(한국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
1970년~2002년 대한육상연맹 고문
KOC 위원
1979년~1985년 KOC 상임위원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마라톤강화위원장
1985년~2002년 KOC 상임고문
2001년~2002년 삼성전자 육상단 고문
11월 15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남(향년 90세)